저자 : 이우영, 권금상, 최선경, 양문수, 이수정, 김성경, 장윤미, 양계민 지음
출판 : 사회평론아카데미
북한대학원대학교 남북한 마음통합 연구센터의 연구 성과가 세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첫 번째 책인 『분단된 마음 잇기』에서는 남한 내 북한 이탈주민의 주거공간과 일터, 남한 이민자와 북한 이민자가 함께 사는 영국 뉴몰든 코리아타운, 개성공단 등과 같은 남북한 접촉지대에 주목하여 남북한 마음통합의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두번째 책 『분단된 마음의 지도』는 마음 잇기라는 접근의 적실성을 확인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남과 북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서고자 했다. 세 번째 책인 『분단 너머 마음 만들기』에서는 분단 극복의 새 전기가 보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마음통합의 새로운 단서들을 조명하고자 했다.
쿠베르탱이 근대 올림픽을 창시하였을 당시 그 목표는 세계인의 우정과 화합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올림픽은 국가주의와 민족주의 그리고 국제적 분쟁에 휘둘린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은 분쟁과 갈등의 상징적인 공간이었던 한반도에 평화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는 점에서 근대 올림픽이 구현하고자 하였던 가치와 가장 근접한 사례가 되었다. 70년 분단사에 처음으로 남북한이 단일팀으로 올림픽에 참가하였을 뿐 아니라 상호 방문 공연이 이어졌고,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기폭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인 전망만을 할 수 없는 것은 갈등으로 점철된 반세기 넘는 남과 북의 분단사 때문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증오와 적대가 익숙해진 남북한의 주민들이 평화와 공존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자 할 것인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저자들은 분단은 국가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 고통을 반복시키고 있다는 믿음에서 남북한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또한 남과 북에서 ‘우리의 소원’이라고 목 놓아 부르는 통일이 수사와 허구에 불과하다는 의심, 하나의 국가 혹은 공동체를 이루려면 최소한 상대가 어떻게 살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판단, 교류든 통합이든 통일이든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 아니라 행복한 삶의 출발이 되어야 하리라는 소망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사회의 분열과 주민들의 고통은 비단 분단국가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격화되고 있는 사회통합 문제와 한반도 분단 문제가 완전히 다른 문제가 아니며 서로에게서 해결의 단초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이 책은 한반도의 문제를 다룰 뿐만 아니라 세계의 이슈까지 아우르고 있다.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부터 유럽의 북아일랜드와 독일, 이웃의 중국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종횡하며 사회적 갈등과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탐구의 폭을 넓히고 있다.
『분단된 너머, 마음 만들기』는 북한의 마음에 대한 연구가 중심이 되는 1부(북한적 마음의 단편들), 현 단계 마음의 분단 상태를 드러내 보이는 2부(분단된 마음의 현재...), 그리고 체제전환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마음 변화를 연구한 3부(체제전환과 마음)로 구성되어 있다. 주제나 방법론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는 수록 연구들은 현 단계 남북한 마음체계와 분단된 마음체계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며, 마음통합 문제를 국제적 차원에서 바라보며 새로운 인식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