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이동하는 북한 여성의 원거리 모성
(2) 학술지명
문화와 사회
(3) 저자
김성경
(4) 초록
이 글은 이동하는 북한 여성의 모성을 친밀성과 수치심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통해서 분석한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의 식량난을 기점으로 북한 여성의 역할은 전통적인 ‘어머니(mother)’에서 ‘가족부양자(breadwinner)’로 변화되었다. 본 글은 중국과 한국으로 이주해 온 북한 여성이 공간적 거리와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어떤 방식으로 넘나들며, 자녀와의 친밀성을 재구성하는지 살펴본다. 이동하는 북한 여성과 본국(혹은 제3국)의 자녀 사이에는 초국적 연결망이 촘촘하게 배열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모성’, 즉 원거리 모성 실천을 구성해낸다. 하지만 전통적 모성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북한 여성은 공간적으로 자녀와 함께 하지 못한다는 죄의식을 경제적 부양으로 보상하려하고, 송금을 통해서 자존감이나 자긍심을 (재)구성한다. 북한 여성의 또 다른 삶의 전략은 자녀와의 거리두기 혹은 무관심과 같은 전복적이면서도 해체적인 모성 실천을 통해 일반적인 ‘어머니’가 아닌 새로운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북한 여성이 특정 방식의 대안적 모성 실천을 수행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북에 혹은 제3국에 남겨둔 자녀의 삶을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면서 수치심으로의 감정 전이를 경험하고 있음을 밝힌다. 이동하는 북한 여성이 느끼는 수치심과 같은 도덕 감정은 그녀들이 윤리적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예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