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안중근'을 둘러싼 남북한 마음체계의 갈등구조
(2) 학술지명
동아연구(서강대)
(3) 저자
장윤미
(4) 초록
안중근은 남북한 민중의 마음속에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민족의 기개를 드높인 자랑스러운 민족 영웅이다. 또한 안중근은 근현대 시기 한반도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에 알려지며 다양한 평가를 받아온 동아시아의 인물이다. 분단과 냉전의 역사를 지나오며 각기 이질적인 체제를 구축해온 남북한의 현대사 과정에서 안중근은 남북한이 동일한 ‘민족’임을 상상하고 ‘민족의식’을 공유하게 만드는 역사적 매개인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남북한을 둘러싼 국내외 정세 변화와 권력의 통치 논리에 따라 다르게 기념되고 맥락화된 ‘분단된 영웅’이자 국민국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남북 권력에 의해 동원되고 상징화되어온 인물이기도 하다.1948년 남과 북이 건국하는 과정에서 차용한 역사 정통성은 ‘항일’과 관련된 역사이다. 이에 따라 남한 정권은 기미 삼일운동의 독립정신 계승을 강조했고, 북한은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역사를 개인의 정통성 강화와 연결시킨다. 식민시기 좌우파 간에 독립운동의 노선과 방향을 두고 드러난 균열은 분단 이후 그대로 이어졌고, 남북한 모두 지배 권력에 의한 안중근 기념화가 독점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각각 권력 정통성의 근거와 사회통합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남한의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성과 민주화의 이념이 정통성으로 확보되었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존 친일파가 안중근 기념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인 문제제기가 나타나게 된다. 이는 안중근 기념을 둘러싼 갈등으로 나타났으며, 현재까지도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이다. 남북화해, 한반도평화라는 대전환 시대를 앞두고 안중근이라는 남북한 공유의 역사인물이 남북한 사회통합을 위한 ‘마음적 전환’이 발생할 수 있는 역사기억으로 작동하려면 안중근을 일국적 차원이 아니라 한반도적 맥락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시대에 맞는 재의미화가 필요하다.